내용사우스파크 하이스쿨 졸업반 학생들이 고대하던 프롬 파티가 바로 오늘이었지만, 트윅에게는 재앙이나 마찬가지였다. 파티라니, 정장을 입고 춤을 춘다고?! 그런 건 너무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잘 해낼리가 없었다!
정말 가고 싶지 않았지만, 크레이그와 친구들이 모두 가는데 자신만 빠지면 너무 눈에 띌 것이 분명했다. 선택지가 없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트윅에게도 파트너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정말 당연하게도 파트너는 크레이그였고, 그 사실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다. 크레이그와는 어찌 됐든 사귀는 사이니까. 그 외의 인물과 파트너가 된다는 건 상상만 해도 숨이 막혔다!
자신은 이렇게 긴장하고 있는데, 크레이그는 어떨까? 크레이그 역시 파티를 싫어하는건 매한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적어도 자신처럼 식은 땀을 흘리지는 않을 터였다. 크레이그는 언제나 쿨했으니까.
이런저런 걱정에 정신 팔린사이, 어느새 약속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단추는 엉망이고 머리는 산발인데 말이다! 이대로 가다간 다들 자신을 패배자라 비웃을게 뻔했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아직 이른 시각이었지만 크레이그가 도착한 모양이었다.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 다급하게 계단을 내려가 현관문을 열었더니, 자신도 모르게 멍해졌다. 눈 앞에 서 있는 건 분명 크레이그인데... 그가 원래 이렇게 잘생겼던가?
당연하지. 크레이그가 잘생긴 건 사우스파크 주민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은 뭔가 달랐다. 평소 애용하던 출로(chullo) 모자 대신, 짧은 흑발을 뒤로 넘겨 정돈한 스타일은 그의 뚜렷한 이목구비를 더 돋보이게 했다. 넓은 어깨를 감싼 네이비색 재킷은 고급스러웠고, 세트인 슬랙스는 긴 다리를 한층 강조했다. 결정적으로, 그런 멋진 차림을 하고도 크레이그는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 트윅의 눈엔 그저 완벽해보였다. 얼굴이 빨개짐과 동시에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과 너무 비교되지 않는가!
"트윅, 이제 곧 톨킨네 리무진이 도착할 시간인데... 준비가 다 안 된 것 같네."
크레이그가 트윅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부담스러우니 그렇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아...!!! 불안해서 단추를 못잠그겠어! 크레이그, 도와줘!!"
"우리 자기는 참 손이 많이 간다니까... 네 방으로 가자."
방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닫았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으니 참견할 사람도 없었다. 크레이그는 먼저 엉망으로 채워진 단추를 빠르게 풀었다. 손 하나 떨지 않는 그가 부러웠다. 풀린 단추 사이로 드러난 맨살을 그가 조금 바라본 것 같은 건 기분탓일까... 또 너무 마른 게 아니냐며 혼나는 건 아닐까 긴장했지만, 다행히 그는 아무 말 없이 정갈하게 단추를 채워주었다.
뒤이어 머리도 빗겨주었다. 평소 주장이 강해 사방으로 뻗친 머리를 왁스로 정리하는 솜씨가 꽤 능숙했다.
"응. 잘생겼네."
크레이그가 트윅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으며 말했다. 잘생긴 사람 입에서 나온 말이라 설득력은 없지만, 딱히 반박하지는 않았다.
"자, 이제 구두만 신고 나가면 돼. 지금 집 앞이라고 톨킨한테 문자 왔으니까 빨리 가자."